2  쇼핑앱 전쟁 숨겨진 공식

한국 쇼핑앱 시장에 혁명이 일고 있다. 쿠팡과 네이버가 구축한 ‘검색 중심’ 생태계에 AI 발견형 쇼핑이라는 새로운 무기로 무장한 도전자들이 나타났다.

지배자들의 전략은 명확하다. 쿠팡(69.9% 월 이용률)은 빠른 검색과 당일 배송으로, 네이버쇼핑(56.0% 월 이용률)은 가격 비교의 효율성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이들은 ‘원하는 것을 찾는’ 검색 중심의 쇼핑 경험에 최적화되어 있다.

반면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등장했다. 에이블리는 “초개인화 AI 쇼핑”을 표방하며 180.8초의 긴 체류시간을 기록했다. 이들의 무기는 AI 추천 알고리즘을 통한 ’우연한 발견’이다. 소비자가 원하지도 않았던 상품을 발견하게 만드는 ’발견형 쇼핑’으로 새로운 경쟁 차원을 열고 있다.

그림 2.1: AI가 가져온 쇼핑 패러다임 변화

2.1 검색형 vs 발견형 쇼핑

쇼핑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2000년대부터 지배해온 검색형 쇼핑과 AI 시대의 발견형 쇼핑은 단순한 기술적 차이를 넘어 소비자 행동의 철학적 전환을 의미한다.

그림 2.2: 검색형 vs 발견형 쇼핑

검색형 쇼핑의 핵심은 “원하는 것을 찾는다”는 효율성 추구다. 소비자는 명확한 의도로 시작하여 검색 → 비교 → 구매의 직선적 경로를 따르며, 전환율과 검색-구매 시간 단축이 성공의 척도가 된다. 쿠팡의 압도적 성공(69.9% 월 이용률)이 바로 이 효율성 추구 문화의 결정체다.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빠른 배송, 정확한 검색 알고리즘, 최적화된 구매 프로세스는 모두 소비자의 시간 절약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발견형 쇼핑“몰랐던 것을 발견한다”는 전혀 다른 철학에 기반한다. 체류시간과 재방문율, 참여도가 새로운 성공 지표가 되며, AI 추천 엔진과 실시간 학습 알고리즘이 핵심 기술로 부상한다. 에이블리가 “초개인화 AI 쇼핑”으로 180.8초의 긴 체류시간을 달성한 것처럼, 이들은 사용자의 과거 행동을 학습하여 예상치 못한 상품을 제안하고 쇼핑을 경험으로 전환시킨다.

2.2 패러다임 전환 시그널

두 패러다임의 핵심 차이는 시간에 대한 관점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검색형 쇼핑에서 시간은 절약해야 할 자원이며, 이는 45초 미만의 짧은 실행시간으로 나타난다. 반면 발견형 쇼핑에서 시간은 즐길 수 있는 경험이 되며, 90초를 넘는 긴 체류시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시간 인식의 차이가 바로 우리 데이터 분석에서 실행당 평균 이용시간을 핵심 구분 지표로 설정한 이유다.

2.2.1 데이터셋

이번 장에서는 2025년 1월 한 달간 수집된 86,440건 쇼핑앱 이용 기록을 분석한다. 데이터는 성별, 연령대, 앱별로 세분화된 일별 이용 패턴을 담고 있으며, 이용자 수, 체류시간, 방문빈도 등 핵심 지표들을 통해 검색형과 발견형 쇼핑의 실제 차이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림 2.3 에서 보는 바와 같이, 데이터셋은 10개의 핵심 변수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실행당 평균 이용시간이 사용자의 쇼핑 행태를 가장 명확히 구분해주는 지표로 부상한다.

그림 2.3: 쇼핑앱 이용행태 데이터셋 구조

데이터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패턴은 앱별 실행당 평균 이용시간의 극명한 차이다. 쿠팡은 55.8초의 짧은 체류시간을 보이며 전형적인 검색형 쇼핑의 특징을 나타내는 반면, 11번가는 124.5초로 발견형 쇼핑에 가까운 패턴을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각 플랫폼의 전략적 포지셔닝과 사용자 경험 설계가 얼마나 다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며, AI 시대 새로운 쇼핑 패러다임의 신호를 포착하는 핵심 단서가 된다.

2.2.2 시장 지배력

시장 지배력 분석을 통해 쇼핑앱 생태계의 구조적 특징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상위 10개 앱의 이용자 규모와 체류시간 패턴을 살펴보면, 검색형과 발견형 쇼핑의 뚜렷한 분화가 나타나며, 각 플랫폼의 전략적 포지셔닝이 데이터로 증명된다.

표 2.1: 상위 10개 쇼핑앱 시장 지배력 분석
순위 앱 이름 이용자 수 체류시간(초) 점유율(%) 쇼핑 유형
1 쿠팡 16,425,184 56.1 35.6 중간형
2 11번가 5,931,281 89.9 12.9 중간형
3 G마켓 5,581,575 42.8 12.1 검색형
4 AliExpress 3,236,262 120.7 7.0 발견형
5 옥션 2,779,624 44.3 6.0 검색형
6 올웨이즈 2,721,098 223.9 5.9 발견형
7 라운드 2,646,811 35.1 5.7 검색형
8 GS SHOP 2,553,638 112.7 5.5 발견형
9 홈플러스 2,125,879 76.5 4.6 중간형
10 올리브영 2,088,436 53.0 4.5 중간형
출처: MZ 소비자 쇼핑앱 이용행태 데이터 (2025.01)

분석 결과는 쇼핑앱 시장의 이중 구조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쿠팡이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31.9% 점유율)을 바탕으로 검색형 쇼핑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으며, 55.8초의 짧은 체류시간은 사용자들이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빠르게 구매를 완료하는 효율성 중심의 쇼핑 패턴을 반영한다. 반면 11번가와 AliExpress는 각각 124.5초, 126.7초의 긴 체류시간을 기록하며 발견형 쇼핑의 특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특히 주목할 점은 올웨이즈가 228.7초라는 가장 긴 체류시간을 보여주는데, 이는 팀구매 형태의 소셜 커머스가 가져오는 몰입형 쇼핑 경험의 대표적 사례다. 이러한 데이터는 단순히 시간의 차이를 넘어서 근본적으로 다른 소비자 행동 패턴플랫폼 전략의 분화를 증명하며, AI 시대 쇼핑의 패러다임 전환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2.2.3 AI 발견형 쇼핑 선두주자

포지셔닝 맵 분석을 통해 각 플랫폼의 전략적 위치가 극명하게 분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쿠팡은 효율성 중심의 검색형 쇼핑을 대표하며, 높은 방문빈도와 상대적으로 짧은 체류시간을 통해 일상적이고 목적 지향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필요한 것을 빠르게 찾아 구매한다”는 전통적 이커머스 패러다임의 완성형이라 할 수 있다.

반면 AI 기반 발견형 쇼핑의 새로운 물결을 선도하는 플랫폼들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에이블리는 “초개인화 AI 쇼핑”을 통해 180.8초의 긴 체류시간을 달성하며, 사용자가 예상치 못한 상품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올웨이즈Temu의 사례다. 올웨이즈는 228.7초라는 최장 체류시간을 기록하며 공동구매 중심 소셜 커머스가 가져오는 깊은 몰입 경험을 보여주고, Temu는 241.9초의 체류시간과 높은 방문빈도를 동시에 달성하며 “무한 스크롤”을 통한 중독성 있는 발견 경험의 전형을 제시한다.

이러한 데이터는 단순한 시간 차이를 넘어서 쇼핑 행위 자체의 본질적 변화를 의미한다. 검색형 쇼핑에서 시간은 절약해야 할 자원이었다면, 발견형 쇼핑에서 시간은 즐길 수 있는 경험이 되었다. AI 추천 알고리즘의 정교화와 개인화 기술의 발전이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을 가능하게 했으며, 특히 MZ 세대를 중심으로 “쇼핑을 통한 발견의 즐거움”이 새로운 소비 문화로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2.4: 쇼핑앱 포지셔닝 맵 - 방문 빈도 vs 체류 시간

2.2.4 체류시간으로 확인된 양극화

체류시간 분석을 통해 확인되는 가장 놀라운 발견은 쇼핑앱 시장의 극명한 양극화다. 데이터는 45초 미만의 초단시간 검색형 그룹과 90초 이상의 장시간 발견형 그룹으로 명확히 분화되는 패턴을 보여준다. 라운드(35.1초), 옥션(74.0초) 등은 전형적인 효율성 추구형 플랫폼으로, 사용자들이 명확한 구매 목적을 가지고 빠르게 거래를 완료하는 패턴을 나타낸다. 반면 올웨이즈(223.9초), Temu(241.9초), AliExpress(120.7초) 등은 사용자가 예상보다 오래 머물며 다양한 상품을 탐색하는 몰입형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그림 2.5: 실행시간 기준 쇼핑 유형 분포 - 양극화 패턴 분석

이러한 양극화는 단순한 시간 차이를 넘어서 쇼핑 행위의 본질적 변화를 반영한다. 검색형 앱들은 “필요 → 검색 → 구매”의 직선적 경로를 최적화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여기서 시간은 절약해야 할 자원이며, 빠른 의사결정과 즉시 구매가 핵심 가치다. 반면 발견형 앱들은 “탐색 → 발견 → 관심 → 구매”의 순환적 경로를 통해 경험 자체를 상품화한다. 시간은 즐길 수 있는 자원이 되며, 예상치 못한 발견과 개인화된 추천이 핵심 경쟁력이 된다. 중간형으로 분류된 앱들조차도 대부분 90초에 가까운 체류시간을 보이는 것은 전체 시장이 발견형 쇼핑으로의 전환을 시사하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된다.

2.3 AI 시대 승자의 조건

AI 추천 시스템의 효과성을 체류시간을 통해 간접 측정해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드러난다. 120초 이상의 체류시간을 보이는 앱들은 사용자가 예상치 못한 콘텐츠에 몰입하고 있다는 신호로, AI 추천의 높은 효과성을 시사한다. 이는 단순히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의 성공을 의미하며, 사용자 참여도와 플랫폼 충성도로 이어지는 핵심 지표가 된다.

표 2.2: AI 추천 효과성 분석 - 체류시간 기준 플랫폼 성과
플랫폼 이용자 수 체류시간(초) AI 효과성 참여도 지수
올웨이즈 2,721,098 223.9 매우 높음 139.8
오늘의집 1,531,687 152.7 매우 높음 17.1
컬리 1,401,293 121.3 매우 높음 12.3
AliExpress 3,236,262 120.7 매우 높음 12.1
GS SHOP 2,553,638 112.7 높음 6.7
11번가 5,931,281 89.9 보통 3.9
홈플러스 2,125,879 76.5 보통 9.3
롯데ON 1,409,467 63.8 보통 4.9
쿠팡 16,425,184 56.1 낮음 3.8
올리브영 2,088,436 53.0 낮음 2.7
옥션 2,779,624 44.3 낮음 4.8
G마켓 5,581,575 42.8 낮음 5.4
현대홈쇼핑 1,418,756 38.9 낮음 6.4
롯데하이마트 1,450,316 36.5 낮음 1.6
라운드 2,646,811 35.1 낮음 4.6
출처: MZ 소비자 쇼핑앱 이용행태 데이터 (2025.01)

분석 결과가 보여주는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 인사이트는 명확하다. 기존 강자인 쿠팡은 압도적 시장 지배력과 검색형 최적화를 통해 현재의 승자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지만, 에이블리 같은 신규 도전자는 AI 기반 발견형 혁신으로 미래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체류시간의 의미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했다. 과거 체류시간은 비효율성의 지표였다면, 현재는 발견과 참여의 지표가 되었다. AI의 역할 역시 재정의되고 있다. 검색형 AI가 정확한 결과 제공에 집중했다면, 발견형 AI는 예상치 못한 발견을 창조하는 것이 핵심 가치가 되었다.

성공하는 플랫폼의 전략도 분명히 갈린다. 기존 강자들은 단기적으로 검색 효율성 극대화를 지속하되, 중장기적으로는 발견형 기능의 점진적 도입이 필요하다. 신규 도전자들의 핵심은 AI 추천의 정확성과 놀라움의 균형을 맞추고, 발견의 즐거움을 극대화하는 UX 차별화다. 소비자 관점에서도 용도가 명확히 분화되고 있다. 목적이 분명할 때는 검색형이, 영감과 새로운 경험을 원할 때는 발견형이 최적의 선택이 된다.

결론적으로 검색형과 발견형 쇼핑은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다. 소비자는 상황과 목적에 따라 두 방식을 선택적으로 활용하며, 성공하는 플랫폼은 이 둘 중 하나를 극도로 최적화하거나 두 방식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다. 2025년 쇼핑의 미래는 ’검색에서 발견으로’의 일방향 전환이 아니라, ’검색과 발견의 조화’에 달려 있다. AI 기술의 발전이 이러한 조화를 가능하게 하고 있으며, 특히 MZ 세대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새로운 소비 문화가 이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2.4 💡 생각해볼 점

이번 장에서 MZ 소비자 쇼핑앱 이용행태 데이터의 풍부한 가능성 중 일부만을 다뤘다. 지면의 제약과 분석 범위의 한계로 인해 여러 흥미로운 분석 기회들이 남아있으며, 독자들이 직접 데이터를 탐색해볼 수 있는 실습 과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미탐험 영역들은 단순한 분석의 한계를 넘어, 독자 스스로가 데이터 과학자가 되어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분석에서는 성별과 연령대별 심층 분석이 빠져있다. 남성과 여성의 쇼핑 행태 본질적 차이, MZ세대와 고도성장기, 민주화 세대 AI 추천 반응도 차이 등은 성별·세대 맞춤형 플랫폼 전략의 핵심 데이터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제공된 데이터는 “검색에서 발견으로” 변화하는 쇼핑 패러다임의 초기 신호를 담고 있다. 독자들이 직접 데이터를 분석해보면서 AI 시대 쇼핑의 미래를 예측해보는 것은 단순한 학습을 넘어 실무에 직접 적용 가능한 인사이트를 얻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변화가 과연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구조적 전환의 시작인지를 데이터로 검증해보는 과정에서 독자 스스로가 AI 시대 쇼핑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쇼핑앱 전쟁이 소비자 행동의 변화를 보여주었다면, 다음 장에서는 공공 조달의 효율성 문제를 다룬다. 학교급식 식재료 조달에서 채널별·지역별 가격 격차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그리고 데이터 기반 조달 전략이 어떻게 국민 세금을 절약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데이터는 답을 주지 않는다. 올바른 질문을 하는 사람에게만 인사이트를 선물한다.